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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김현희’ 논란의 주범은 김현희 본인
[특별기고] ‘북한인 입증’ 객관적 증거 제시해야... 말바꾸기도 문제
 
신성국 기사입력  2013/01/17 [07:45]
MBC가 15일 밤 11시 15분부터 70분 동안 기존의 ‘100분 토론’ 대신 <특별대담-마유미의 삶, 김현희의 고백>을 전격 방송했다. 이에 대해 이용마 MBC노조 홍보국장은 “이 대담이 방송 7시간 전에야 녹화를 하고 부랴부랴 내보내야 할 속보성 사안인지 의문이다. 이런 식의 편성은 전례가 없다”며 방송 배경에 의혹을 제기했다.
공중파에 다시 등장한 김현희를 지켜보면서 두 사람이 떠올랐다.  한 명은 전두환이고 다른 한 명은 박근혜였다. KAL858기 사건의 핵심 인물은 전두환이다. 12.12사태를 일으켜 대한민국 헌법을 유린하고, 광주 학살을 일으켜 정권을 잡은 전두환은 KAL기 사건의 덕분으로 자신이 지목한 후계자 노태우에게 정권 이양을 성공리 마칠 수 있었다.

▲ 87년 대선 하루 전날 김현희(마유미)가 서울로 압송됐다. 투표 당일 김현희 압송 기사를 실은 <조선일보> 1987년 12월 16일자 1면. 

전두환은 국민을 상대로 '평화의 댐 사기사건', '수지김 조작사건' 등 집권기간 동안 북한과 관련된 공안조작사건들이 유독 많았다. 훗날 전두환 정권 시기에 발생한 공안사건들은 모두 조작으로 드러났지만, 'KAL858기폭파사건'은 숱한 의혹만 남긴 채 아직도 진상규명이 진행형이다.

전두환은 이 사건이 발생한 지 이틀 만에 청와대 국무회의에서 ‘북한에 의한 폭파 테러’로 규정했고, 국내 언론들은 모두 안기부의 나팔수 노릇을 했다. 그리고 13 대선 전날 김현희가 혜성처럼 나타나면서 노태우는 대통령에 당선되었고, 이 사건의 조사와 수사는 일사천리로 마무리되었다.  MBC는 전두환 정권 하에서의 KAL858기 사건 수사발표와 '정체불명'의 김현희를 믿으라고 강요해서는 안된다.
어제 MBC에 출연한 김현희는 18대 대통령 당선자인 박근혜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하기를 필자는 기대했다. “박근혜 당선자는 2002년 5월 11일부터 14일까지 북한을 방문하여 김정일과 회담을 가졌는데, 왜 KAL858기 사건에 대한 시인과 사과를 받아냈지 못했습니까?” 그러나 김현희는 박근혜에 대해 철저히 침묵했다.

안기부는 KAL858기 사건 수사 발표문에서 이 사건은 김정일의 친필 지령에 의해 저질러진 테러로서 천인공로한 범죄라고 했다. 박근혜는 KAL858기 사건의 지시를 내린 '주범' 김정일을 만나고도 왜 이를 한 마디 언급하지 못하고, 또 사죄도 받아내지 못했는가? 반공사상과 투철한 안보관을 자부하는 그가 우리 역사상 가장 큰 항공기 테러폭파 사건을 자행한 김정일을 만나 사과 한 마디도 받아내지 못했다니 말이 되는가?

 방북 이틀째인 2002년 5월 12일 김정일 위원장과 단독회담 중인 박근혜 대표

박근혜가 11년 전 김정일과의 회담에서 이 사건을 깨끗이 마무리짓고 올바로 해결하고 왔다면 피해자 가족들도 의혹을 접고 진상규명 활동도 종결했을 것이다. 나아가 이 사건으로 인한 국론 분열도 종식되었을 것이다. 따라서 김현희는 그런 역할을 못한 박근혜를 질타하고 책임을 물어야함에도 애꿎은 국민들 탓만 하고 있으니 둘 다 정상은 아니다. 결국 '가짜 김현희' 논란에서 박근혜도 그 책임을 면할 수 없는 일이다.

결국 '가짜 김현희' 논란의 원인 제공자는 다름아닌 바로 김현희 본인이다. 김현희를 의심하는 사람들의 주된 이유 중 하나는 김현희가 '북한인'임을 입증하는 물증을 왜 제시하지 못하는가 점이다. 북한인 17세 이상이면 누구나 알고 있는 ‘공민증 번호’조차도 모르는 김현희이다.

국정원이 탈북자들의 신원을 조사하면서 '북한인'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이 바로 '공민증 번호'라고 한다. 그런데 그동안 나온 모든 KAL기사건 수사기록 및 재판기록 그 어디에도 김현희의 공민증 번호는 보이지 않는다. 또한 노동당 당원으로 활동했다는 김현희가 노동당증 번호도 모르고 있다고 한다. 그런 김현희를 북한사람(북한공작원)으로 인정할 수 있을까?

비전향 장기수 가운데 노동당 당원 출신들은 50~60년이 지난 지금도 당증번호를 기억하고 있다고 한다. 김현희는 본인이 북한 출신인임을 증명할 수 있는 공민증 번호와 노동당증 번호만 정확하게 밝히면 손쉽게 해결될 수 있는 일을 끝내 밝히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가짜 김현희' 논란의 주범은 바로 김현희 본인임을 깨달아야 한다. 김현희는 자신이 자신이 가짜가 아니라고 공중파 방송에 출연해여 전파를 낭비할 필요가 없다. 객관적 물증을 내놓으면 된다.

“한국으로서는 마유미(김현희)의 자백과 상황증거만으로도 공판은 유지될 수 있다고 하지만, 그렇게 큰 사건에서 물적 증거가 제로라는 것은 민주주의 나라에서는 있을 수 없다. 일본만 해도 그 정도의 물증으로는 도저히 공판 유지가 될 수 없다.” (이타쿠라 히로이, 일본 형법학자, 1988. 1. 20)

국민들이 김현희를 불신하는 이유는 그가 거짓말을 밥먹듯 하고 또 자주 말을 바꾸기 때문이다. 작년 종편 <TV조선>과 어제 MBC에서도 뻔한 거짓말을 서슴없이 하고 있었다. 가령 김현희는 자기 자녀들의 나이도 모르거나 거짓말로 속이고 있다.

2003년도 MBC PD기자들이 자신의 집을 취재하러 왔을 때, 세 살짜리 아들과 한 살짜리 젖먹이를 둘러엎고 서둘러 도망갔다고 언급했다. 김현희는 아이들 나이을 속였다. 2003년도 김현희의 큰 아이는 다섯 살이고 작은 아이는 세 살이었다. 이 사실은 <조갑제 닷컴>에 실린 김현희 가족 사진에서 증명되었다. 아래 사진은 2008년도에 찍은 것이다.



김현희는 1997년 안기부 직원과 결혼하였다. 위 사진을 보면 둘다 초등학생임을 알 수 있다. 2008년 11월 김현희가 이동복 상임대표에게 편지와 사진을 보냈다. <조갑제 닷컴>은 이 사진을 설명과 함께 올려놓으면서 이렇게 기록하였다.

“그 사진 설명에 아들은 10살, 딸은 8살이라고 기록되었더군요. 2008년도에 아이들과 함께 찍은 사진이더군요”

당시 김현희의 나이도 46세로 나왔음을 밝혔다. 2008년도에 아들이 10살이면 5년 전 2003년도에는 5살이고, 딸은 세 살이 맞다. 그런데 김현희는 공영방송에 나와서 2003년도에 아들이 세 살이고, 딸이 한 살이라고 버젓이 거짓말을 하고 있으니 엄마로서 자식들 나이도 속였다. 김현희의 영원한 멘토 조갑제는 김현희의 주장을 뒤엎고는 김현희가 주장한 것보다 2살 많다고 하니 어처구니가 없다. 2009년 6월 21일 <여성조선>도 김현희의 거짓을 증명하고 있다.

“김현희는 어느새 초등학교 3학년이 된 아들과 초등학교에 입학한 딸을 둔 두 아이의 학부형이 되었다” (<여성조선> 백은영 기자의 김현희 취재)

2003년 KBS, SBS, MBC 방송 3사가 KAL858기사건 진상규명을 위해 당연히 김현희 인터뷰를 할 수 밖에 없었다. 당시 방송사의 보도에 문제가 있었다면 김현희는 언론중재위에 제소하고 방송사를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할 수 있었다. 그러나 아무런 노력과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10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 MBC에 출연하여 억울하다고 주장하고 있으니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또 작년 9월 새누리당이 총대를 메고 <김현희 가짜 만들기 진상규명대책위>까지 구성하여 김현희 지원에 나섰다. 새누리당은 김현희를 10월 9일 국감 증인으로 채택하여 참여정부가 김현희에게 저지른 탄압의 진상을 밝히겠다고 단단히 벼르고 국감판을 만들어주었다. 하지만 김현희는 국감에 출석하지 않았다. (그는 어제 MBC와의 대담에서 “국회에서 연락이 오지않아 출석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박근혜 대통령 시대를 맞아 기다렸다는 듯이 공중파 MBC에 출연하여 국민들 앞에 나타난 김현희는 대체 누구인가? 왜 김현희의 뒤에는 전두환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는 것일까? 왜 새누리당은 김현희를 여신처럼 받들며 다시 유신독재로 회귀하고 싶어하는가?

KAL858기 사건으로 희생된 115명의 피해자 가족들의 피눈물은 도대체 누가 닦아 주어야 하는가? 김현희가 TV와 언론에 나올 때마다 피해자 가족들의 숨죽이며 울고 있는 고달픈 심정은 언제나 멈춰지려나? 그러나 진실을 위한 국민들의 행보는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다. “내가 목숨처럼 아끼는 것은 바로 진실이야!”라고 일갈하신 리영희 선생의 말씀이 귓전을 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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