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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일침170] “블랙리스트”로부터 “스카이 블루”에 이르기까지
 
중국시민 기사입력  2017/01/20 [19:42]

 

▲ 블랙리스트 관련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특검사무실을 거쳐 법원으로 출두하는 김기춘, 조윤선의 굳은 표정    

 

한국 정부차원에서 작성한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가 있다는 소문이 나와서부터 어느덧 몇 달이 지났다. 정부관계자들은 극력 부인했으나 이제 와서는 분명한 증거들이 너무나도 많이 나왔고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관여한 자료들도 나왔다.

 

몇 달 째 “블랙리스트”, “블랙리스트”하고 떠드는 바람에 필자도 무심히 그 말을 따라 썼다. 하여 1월 19일 조선(북한)의 사이트 “우리민족끼리”에서 “남조선의 문화예술인《요시찰명단》피해자들 박근혜패당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하겠다고 선포”라는 제목의 기사를 볼 때 잠깐 어리둥절해났다. 이건 또 뭐지? 글을 읽어보니 16일 문화연대, “예술인소셜유니온” 등 단체들이 박근혜 정권이 “요시찰명단”까지 작성해놓고 문화예술인들을 감시탄압한데 대한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기에 “요시찰명단”이란 블랙리스트를 가리킴을 깨달았다.

 

생각해보니 중국에서 나서 자라 살아오는 필자가 “요시찰”을 일본식한자어라고 알고 있으면서 한 번도 써본 적이 없기에, 지금의 한국을 가리키면서 급작스레 튀어나온 “요시찰명단”을 이해하지 못했던 것이었다. 반대로 조선은 외래어를 가급적으로 쓰지 않는 원칙을 지키므로 “블랙리스트”하면 알아보지 못하고 알아듣지 못하는 사람들이 대다수일 테니까, 일제강점시대 역사를 다룬 자료와 문학예술작품들에서 심심찮게 등장하는 “요시찰명단”을 쓰는 게 이해에 이로웠던 모양이다.

 

“블랙리스트”가 “요시찰명단”으로 전환된 걸 음미하다가 생각을 좀 더 넓혀보았다. 중국에서는 외국에서 생겨난 개념들을 될수록 의역한다. “블랙리스트”는 마침 한자에 상응한 글자들과 개념이 있어서 “헤이밍단(黑名单, 검은 명단)”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근년에는 휴대폰이 보급되면서 귀찮은 광고전화 따위를 자동적으로 분류하고 막아버리는 기능들이 생겨났는데 달갑지 않은 전화번호들이나 전화통신부의 인명들을 “헤이밍단”에 넣으면 많은 불편을 피할 수 있다. 그와 반대로 “빠이밍단(白名单, 흰 명단)도 설정할 수 있는바, 연락하고 싶은 전화들이나 이름들을 넣는 것이다.

 

“블랙리스트”와 비슷한 개념이 옛날 중국에도 있었다. 관청에서 관리하는 호적부의 일종인 “링처(另册, 영책)”로서 강도, 도적, 악인 등 사람들을 적었다. “문화대혁명”시기에 이 “링처”라는 말이 새로운 뜻으로 유행되었는데 좋은 사람들은 “쩡처(正册, 정책)”에 기록되고 나쁜 사람들은 “링처”에 기입한다면서 모종 차별들이 이뤄졌다. 중국공산당이나 정부가 공식적으로 정한 시책이 아니라 단체나 조직들에서 사사로이 차별명단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정견이나 어떤 주장이 다르다는 이유로 누군가를 “링처”에 집어넣는 걸 “따루링처(打入另册)”라고 불렀다. 조선족들은 “링처”라는 개념을 “별책”이라고 번역해서 사용했다. “별책”이 우리말에서는 다른 책, 따로 만든 책이라고 풀이되던데 삼국시대나 고려, 이조 시대에 중국어의 “링처”와 비슷한 물건이 있었는지 잘 모르겠다. 그러나 이조 시대의 신분제도는 “링처”보다 훨씬 무서운 차별화장치였다.
 
근대에 이르러 신분제도가 파괴되면서 공식적인 차별은 사라졌으나 은근한 차별의식이 남아있다나니, 조상찾기놀음, 족보에 끼워넣기 놀음이 벌어졌고 결과 한국인 치고 양반의 후대가 아닌 사람이 없는 기이한 현상도 생겨났다. 그리고 불과 몇 십 년전까지만 해도 한자어를 많이 쓰고 한자를 글에 잘 써먹는 사람이 유식하다는 대접을 받았는데, 이제 와서는 주로 영어에서 들어온 외래어를 많이 써먹는 게 유식하고 국제화감각이 뛰어난 기준으로 되었다. 이제 미국이 쇠퇴해진다면? 또 어느 나라 말에서 따온 단어들이 유행될까?

 

어렵사리 당명을 “바른 정당”이라고 정한 신생 구식정당이 얼마 전에 당색을 “스카이 블루”로 정했다고 선포하는 기사를 보다가 잠깐 할 말을 잊었다. 중국어만 쓰는 사람들은 마침 “톈란써(天蓝色)“라는 개념과 꼭 맞아떨어지니까 별 생각 없이 기사를 보고 이해하고 번역하여 중국에 알릴 수 있겠다만, 필자처럼 우리말과 한어를 다 쓰는 사람들이 보기에는 얼마나 괴상한 표현인가! ”하늘색”이라는 단어가 있는데도 길다랗게 늘여놓은 “스카이 블루”를 써야 시름을 놓는 사람들의 머리는 어떻게 돼먹었는지 해부해보고 싶다. 정당이름은 고유어를 강조하면서 “바른”을 집어넣었는데, 당색 묘사를 그 따위로 하니까 전혀 바르지 않고 비뚤어도 심하게 비뚤었다.

 

시작이 비뚤면 결과도 비뚠 법이다. 근년에 한국에서 정당명칭들의 수명이 평균 고작 몇 해라던데, 바르지 못해 벌써부터 “기름 바른 정당”따위 말을 듣는 비뚠 정당이란 평가를 받는 건 시간문제일 테고, 그 수명도 오래지 못할 게 뻔하다. 워낙 같지 않은 마음을 품은 정객들이 일시적인 이해관계 때문에 모였고 생각 또한 오락가락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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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1/20 [19:42]  최종편집: ⓒ 폭로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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