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평군, 복지 현장까지 번진 관리 공백…“기본 안전선 무너졌다”
-관내 사회복지시설 49개소, 시설장 및 종사자 394명 범죄경력 조회 의무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보조금 교부 절차 무시, 계약 관리 부실, 사후관리 소홀 문제 발생...취약계층 보호와 직결되는 복지 행정의 기본 점검 기능까지 미작동
-일부 장기요양기관, 운영충당적립금·환경개선준비금 등을 군 사전 검토·승인 없이 인건비와 운영비로 사용
전라남도 종합감사에서 드러난 함평군 행정의 구조적 허점이 사회복지 현장으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10일 함평군(군수 이상익)에 따르면 보조금·계약·사후관리 부실 지에 이어, 이번에는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범죄경력 조회와 장기요양기관 적립금 관리에서조차 기본 규정이 지켜지지 않은 사실이 확인되면서 군의 지도·감독 체계 전반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함평군은 2021년 3월부터 2025년 5월까지 관내 사회복지시설 49개소, 시설장 및 종사자 394명에 대해 범죄경력 조회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
채용 전 범죄경력 미조회, 채용 이후 지연 조회, 연 1회 이상 점검 의무 미이행 사례가 반복됐음에도, 군 차원의 시정이나 행정조치는 없었다.
이는 「사회복지사업법」과 「노인복지법」, 「장애인복지법」, 「아동복지법」 등에서 명시한 결격사유 관리 의무를 사실상 방치한 것으로, 취약계층 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행정 현장에서 작동하지 않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 적립금 관리에서도 드러난 ‘방치 행정’
복지 인력 관리뿐 아니라 재정 관리에서도 허술함은 반복됐다.
감사에서는 일부 장기요양기관이 운영충당적립금·환경개선준비금 등을 군의 사전 검토·승인 없이 인건비와 운영비로 사용한 사실이 확인됐다.
사용 규모는 총 6차례, 1억 9,664만 원에 달했지만, 함평군은 이를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고 사후에도 별다른 행정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또한 적립금 운용 과정에서 중도 해지 시 원금 손실 위험이 있는 보험상품 7건에 가입한 사례도 확인됐다. 이 가운데 실제로 2건에서 1,421만 원의 원금 손실이 발생했지만, 군은 점검이나 시정 요구 없이 해당 상황을 지나친 것으로 드러났다.
시설 재무·회계 규칙은 특정목적사업 적립금에 대해 사전 보고, 안전한 금융상품 운용, 목적 외 사용 금지를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함평군은 적립계획 미보고·지연 보고 51건을 감사 시점까지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 “기본 점검이 멈춘 행정”… 반복되는 감사 지적의 연장선
이번 지적은 단독 사안이 아니라, 앞선 감사 결과들과 궤를 같이한다.
보조금 교부 절차 무시, 계약 관리 부실, 사후관리 소홀 문제에 이어, 이제는 취약계층 보호와 직결되는 복지 행정의 기본 점검 기능까지 작동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감사 관계자는 “사회복지시설 관리에서 가장 기본적인 절차들이 누락됐다”며
“점검 체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했다면 발생하지 않았을 문제”라고 지적했다.
지역사회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 주민은
“복지시설 종사자 범죄경력 조회는 행정의 선택 문제가 아니라 의무”라며
“이조차 확인하지 않았다면 행정 전반을 어떻게 신뢰하겠느냐”고 말했다.
■ 시정 요구 내려졌지만… 실질 개선은 ‘미지수’
전남도는 이번 사안과 관련해 범죄경력 조회 누락자 전수 점검, 적립금 목적 외 사용 내역 정산 및 환입, 복지시설 지도·감독 체계 강화 등을 ‘시정 요구’와 ‘주의 요구’로 통보했다.
그러나 수년에 걸쳐 누적된 관리 부실이 드러난 만큼, 단순한 지침 전달이나 주의 조치만으로 행정 신뢰를 회복하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도 함께 나온다.
문제는 개별 사안이 아니라 기본 점검과 관리가 지속적으로 누락돼 왔다는 구조적 문제라는 점에서다.
■ 기본을 놓친 행정, 신뢰 회복은 어디서부터 시작할 것인가
사회복지 행정은 취약계층 보호라는 공공 행정의 최전선이다. 그만큼 ‘기본’이 무너지면 그 파장은 가장 약한 곳부터 나타난다.
보조금, 계약, 시설 관리, 그리고 복지 인력 관리까지 전라남도 종합감사가 드러낸 함평군 행정의 공통된 문제는 규정의 부재가 아니라, 규정을 지키지 않는 행정이었다는 점이다.
연속된 감사 지적 속에서 함평군이 어떤 방식으로 관리 체계를 바로 세울지,
그리고 반복되는 ‘주의·시정’ 요구가 실제 행정 변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해 지역사회의 시선은 여전히 엄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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