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13일 발생한 국립현대미술관 공사장 화재사고의 책임을 이명박 씨에 묻는 언론보도를 인용해 임기중 치적에 연연한 조급증 문제를 지적했다.
▲13일 오전 경복궁옆 국립현대미술관 신관 공사장에서 검은 연기가 치솟아 경복궁과 청와대를 덮고 있다. | |
박 시장은 14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 조간 뉴스를 보니 4년 공사를 20개월에 하려다 빚어진 사고라고 한다. 이것도 이명박 대통령의 임기 중에 끝내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며 미술관 화재사고에 대해 비판했다.
박 시장은 자신이 변호사를 하던 시절 "당시 한 건설회사의 간부였던 피고인이 전두환의 임기 중에 예술의전당 공사를 끝내야 한다는 탄원서를 가져와 제출해 달라고 했다. 그것을 보면서 쓴 웃음을 지은 적이 있다"고 일화를 예로 들어 임기 중 사업 완성으로 자신의 치적을 고집하는 권력의 문제를 꼬집어 말했다.
이어 수백년에 걸쳐 공사를 하고 있는 바르셀로나의 가우디 건축물인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과 독일의 쾰른 대성당을 설명하면서 "내가 서울시장이 된 후 임기 중에 공사를 끝낸다는 원칙을 폐기했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비전을 제대로 세워서 일을 시작해 꼼꼼하게 처리하고 제대로 작품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지 그것을 구태여 자기 임기 중에 끝내야 한다는 법이 없다는 선언"이라며 "헝클어진 서울시정을 제대로 바로 잡고 원칙과 상식, 정상성과 합리성에 기반한 궤도위에 올리는 것이 자신의 역할이라고 믿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13일 오전 11시15분께 서울 종로구 소격동 경복궁 옆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지하 3층 공사현장에서 불이 나 현장 근무자 4명 사망을 포함해 총 29명의 사상자를 낸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화재현장에서 시공사인 GS건설과 유족들은 각각 기자회견을 열어 아직 밝혀지지 않은 화재 원인과 현장 안전관리의 부주의에 대한 서로의 입장을 밝혔다.
민중의 소리에 따르면 GS건설은 "화재 당일 용접 작업은 없었으며 안전요원은 충분했다"며 전했고 유족들은 "용접작업으로 불이 났고 목격자가 있다"고 14일 주장했다. 시공사과 유족측은 사고현장에서 용접작업의 여부에 대해 상반된 의견을 밝혔다.
이것이 논란이 되는 이유는 건설현장에서 용접과 우레탄 폼 두 작업을 함께 하는 것은 안전성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가연성을 지닌 화학물질을 부풀려 이뤄지는 우레탄 폼 작업과 고온을 이용한 용접작업이 동시에 이뤄질 때 화재가 나면 그 피해는 배가 된다.
시공사인 GS건설의 김세종 상무는 용접작업이 없었다고 밝히는 동시에 졸속공사가 참사를 불렀다는 의혹에 대해서 "우기나 돌발변수를 대비해 야간 작업이 일부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이는 공정을 앞당기기 위한 자구 노력"이라며 설명했다.
그러나 유족 대표 유택상 씨는 "지하 2층에서 작업하던 사람이 우레탄하고 있으니 용접을 하지 말라고 두 번이나 말을 했다고 했다"며 "목격자들이 지하 3층 기계실에서 용접작업이 이뤄졌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안전요원은 지하 2-3층 통틀어 그 넓은 면적에 1명이었다"며 "안전교육은 기껏해야 싸인하고 안전모 썼는지 체크하는 것 등이다"라고 지적했다. 또 "소등이 됐을 때 정말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유도등도 하나도 없다. 소화기는 사무실 앞에만 설치가 돼 있고 정작 인화성 물질 있는 부분에는 가이드라인이나 소화기는 없다"고 사측의 입장을 반박했다.
국과수는 이르면 17일께 화재 원인을 발표할 예정이다. 경찰청, 소방당국,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산업안전보건공단은 이날 2차 현장 감식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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