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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인카드 부정사용’ 혐의로 고발된 MBC 김재철 사장이 조사를 받기 위해 지난 3월 21일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출두했다. ⓒ MBC 노조 |
재일교포 출신 여성무용가에게 10억 원이 넘는 특혜를 지속적으로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김재철 MBC 사장이 이번에는 ‘J씨 친오빠 밀어주기’ 의혹에 휩싸였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김 사장과 여성무용가 J씨가 ‘특수관계’가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95일째 파업을 이어가고 있는 MBC노조(위원장 정영하)는 3일 ‘총파업 특보’를 통해 “무용가 J씨에 대한 김 사장의 특혜가 급기야 J씨의 친오빠를 MBC 해외 지사장으로 기용하는 창사 이후 초유의 어처구니없는 특혜에까지 이른 것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김 사장은 중국에 MBC 직원들조차 존재를 모르는 ‘MBC 동북3성 대표’라는 지사장 자리에 문제의 무용가의 친오빠인 J씨(57)를 임명한 것. MBC는 이후 J씨와 ‘월 200만 원씩의 활동비 지급과 업무수행에 필요한 제반 경비를 받을 수 있다’는 계약을 맺는 등 전례없는 특혜지원을 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MBC와 J씨가 맺은 계약서에 따르면, 중국에 거주하는 J씨는 20011년 6월 1일부터 1년간 지린성, 랴오닝성, 헤이룽장성 등 중국 동북3성에서 ▲한·중 문화사업 기획, 실행 ▲한·중 협력사업▲MBC 베이징 지사 통신원 등의 업무를 수행하며, 업무수행을 위해서 ‘중국 동북3성 지역 MBC 대표’라는 명칭을 사용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MBC노조는 “J씨는 현지교민들에게 자신이 MBC 특파원이라고까지 말하고 다녔고, 고정된 업무를 하는 것이 아니라 간혹 소규모 문화행사 준비와 통신원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통신원들은 대부분 무보수 명예직인 것을 생각하면 J씨에 대한 거액의 급여 지급 자체는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또 노조는 “교민들이 J씨가 김재철 사장을 자신의 사촌형이라고 자랑하고 다녔다고 증언했다”며 “심지어 지난 2010년 3월 김 사장이 MBC 사장으로 취임할 당시 ‘우리 형이 이번에 MBC 사장이 됐으니 내 생활도 곧 좋아질 것’”이라고 말하고 다녔다고 밝혔다. 또 J씨가 일정한 직업조차 없이 한인들이 운영하는 식당과 주점 등을 돌며 수백만 원씩 외상을 하고 다니던 인물이라고 노조는 주장했다.
노조는 “J씨가 지난 2000년쯤 중국에 들어온 이후 주로 하얼빈과 장춘에서 소규모 연예기획사와 무가지 등을 만들며 생활해 왔다”며 “그 과정에서 생긴 채무를 갚지 않아 교포사회에서도 평판이 좋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노조는 “J씨는 1987년 법원에서 징역 3년형을 선고받는 등 구속된 전력도 2차례나 있고 부정수표단속법과 횡령 등의 전과도 있다”며 “중국으로 출국하면서 사기 등 10여 건의 사건에서 기소가 중지된 상태여서 사실상 해외 도피사범인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조는 “무용가 J씨의 오빠는 조합과의 전화통화에서 만약 자신이 다른 배경이 있어 MBC에 일자리를 구했다고 하더라도 자신은 월급 받은 이상의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다”며 “또 자신은 MBC의 요청에 따라 일을 했을 뿐 자신이 먼저 MBC에 일을 구한 적은 없다고 부인했다”고 밝혔다.
사측도 J씨 오빠에 대한 특혜의혹을 부인했다. 이진숙 MBC 기획조정본부장은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대북 돌발상황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접경지역 취재를 강화할 필요성이 임원회의에서 몇년 전부터 제기돼 현지사정을 잘 아는 인력을 채용하는 것일 뿐”이라며 “터무니없이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편, 김재철 사장이 무용가 J씨와 처음 알게 된 시기는 김 사장이 MBC 도쿄특파원 재직 중이 였던 1996년부터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장은 당시 자신의 <뉴스데스크> 리포트에 재일 한국인 무용가 J씨의 공연계획을 소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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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용가 J씨가 제작하고 직접출연한 MBC 창사 50주년 기획작품 뮤지컬 ‘이육사’ 의 한 장면 |
J씨가 한국으로 건너와 무용 활동을 본격화한 것은 2000년대 이후 부터다. 처음엔 합동공연에서 한 코너를 맡는 식으로 참여하다가 점차 활동 폭을 넓혀가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김재철이 울산 MBC 사장이 된 2005년 울산서머페스티벌 참가를 시작으로 MBC가 주최하거나 후원한 각종 행사에 모습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김 사장이 J씨에게 일거리 몰아주기를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인 것으로 전해졌다.
법인카드 부정사용 의혹과 무용가 J씨에 대한 불법 특혜제공 혐의를 받고 있는 김 사장은 무용가 J씨도 모자라 그의 오빠에게까지 비상식적인 특혜를 제공한 의혹이 제기되면서 더욱 사퇴압박에 내몰릴 것으로 추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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